주방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어슬렁거리며 아들이 들어온다
색종이로 접은 꽃을 편지봉투에 붙인 편지 한 통을 건네준다
아~ 오늘이 어버이 날 문득 뇌리를 스쳐
미소와 함께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손에는 물이 묻어 받을 수가 없는 상황을 알고
그 편지를 가지고 어디론가 간다
주방 일 끝내고 순찰한번 돌아보니 아들은 다시 이불속으로 간듯
아빠 옆에서 잠을 자고 있고 일어나 인강듣고있는 딸에겐
모두 일어나면 그때 같이 밥먹자하고
둘이서 간단하게 콘후레이크와 빵으로 해결하고
차한잔 가지고 컴퓨터 방으로 와보니 책상위에 놓여진 편지 한 통
철없이 어리게만 생각했던 아들이 한 해 한 해 다르게 성장하는 것에
대견스럽고 뿌듯함을 느낀다 남자아이라 글을 써도 간단명료하게
형식적인 것이 눈에 보였었는데 앞뒤로 빼곡히 정성이 깃든 내용에
훌쩍 성장한 것 같은 아들이 든든하기만하다
지금까지 말썽한번 안부렸지만
누나보다 공부는 뒤떨어져도 난 믿는다 잔소리 안하고 싶다
스스로 느낄 때가 올거라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남자아이들은 마음만 먹으면 무섭도록 해낸다고 하니까
그런 능력이 있다고 하니까 아들을 믿을것이다
또하나 믿고 있는 것은 큰아이(누나)다
올해 고3이 되면서 약속(?)한 것이 있다
올 한 해 자기한테 올인 하란다
대학들어가면 현준이는 책임진다나..ㅎㅎ
공부는 다가 아니라지만 현실에서는 그말이 무색할 정도로
중요하다는 거 알지만 아들을 믿기때문에 기다려 볼 것이다
한번 마음먹으면 아주 무섭게 해낼거라는 걸 믿기 때문이다
작년과 다르게 열심히 하는 모습에 희망이 보인다
이번 중간고사에 백점 맞은 몇 과목이 보여서
열심히 한 결과가 보이기 시작한 것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그런 것 밖에는...
부모가 든든한 후원자라는 걸 심어 주는 일이다
교육에 있어서는 어느 누구의 말도 듣지 않는다 왜?
자식도 다 같은 자식이 아니 듯 저마다 개개인의 특성이 다르고
아들을 너무도 잘 알고 있기에 그 아이에 맞는 교육이 무엇인지를 알기에...
지금 단계는 믿고 기다려 주는 일
할때까지 최선을 다해 보고 나중 일은 그아이의 운명이려니 생각한다
끝으로 아들의 편지 추신이 가슴을 아리게 만들었다
추신: 제가 행복 할 수 있었던 이유 중
첫번째 부모님이 두분 다 계시다는 것
이 편지를 받는 순간부터 사랑만 받을 것
행복하게 오래 오래 살아주세요..
요즘들어 건강이 부쩍 안좋아짐을 느끼고 있는데
아들이 그토록 행복 할 수 있었던 이유중 하나로 꼽고 있는데..
건강관리를 잘해야 겠다고 다짐해본다
내 아들의 행복을 위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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