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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것에서 얻어지는 행복감

물빛그리움 2014. 9. 20. 22:37

부지런떨어 주문 물량을 맞추느라 옆지기까지 합세해 포장일을 돕고해서 일을 일찍 마쳤다
이른 저녁을 먹고  티비를 보며 한가로이 보내는데 뜬금없이 강냉이 생각이 절실했다

사러 가자니 귀찮기도하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은근슬쩍 옆지기 들으라고 말을 흘렸지만 별 효과는 없었다 
참아보려했지만 가끔은 군것질하며 뒹굴거리는 것에 행복감을 느낄때가 있다
참다 참다 결국 현관 거울을 보고 옷매무새를 고치고 집앞 재래시장을 슬리퍼 질질 끌며 갔다
머리손질이나 화장을 안하면 집밖도 못나갔던 나이기에 뒹굴거린 몰골로 가려니
갈등이 생겼지만 하찮은 강냉이가 너무나 간절했기에 어두운 밤이기도 하고 누가 나를 보겠는가..
그런데 신호등을 건너 시장입구부터 왜그렇게 밝은 것인지..
에라 모르겠다하고 옛날 과자 가게를 들러 이것  저것 고르고 값을 지불하려는데
아주머니왈 "영업하세요?"
"아니요 왜요?"
아주머니는 나를 위아래로 훑어 보시더니 괜한 슬리퍼에게..

슬리퍼 신고왔길래  어쩌구 저쩌구..삼색 슬리퍼가 어쨌길래..
집으로 향하는 동안 내내  아주머니의 그 말  그상황을 떠올리며 성급히 발걸음을 재촉하고는...
집에 들어서자마자 아들에게 대뜸 한다는 소리가 "나의 몰골이 말이 아니지?"
아주머니가 영업하냐는둥..화장도 안하고 머리는  틀어 올리고 
슬리퍼 질질 끌고 갔는데 왜  그런말을 할까하고 아들에게 물었더니 
말수가 없는 아들녀석이 대뜸 한다는 소리가 "엄마는 화장을 한거보다 안한게 더 나아" 그러는게 아닌가

우리 나이때는 화장도 예의라고 생각하고 어딜 나가면 하는 것이 원칙이라 생각했는데
그렇다고 진한 화장을 하는 것도 아닌데 울 아들 눈에는 그렇게 보였을까..
화장을 안하면 밖을 못나가는 나이지만 가끔 나갔다가 딱걸리게 마주치는 사람들에게서 들은 말 들..
진정 그 하얀 거짓말을 믿어도 될런지..

화장하는 것도 보통 귀찮은 것이 아닌데..
앞으로 걍 쌩얼로 다녀?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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